검단산

Photography/Scenery
 2024. 12. 17.  설마 

예봉산을 다녀 온 후 일주일만에 강 건너에 마주보고 있는 하남 제일봉 검단산(657m)에 올랐다.

저질체력을 자부하는 내가 난데없이 산을 일주일 연짝으로 왜 올라가나 싶지만, 사실 두세달 전 부터 우리 아파트 전체에 엘리베이터 교체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우리 동 옆 라인인 1, 2라인이 먼저 교체 했고, 한달 전 부터 우리 라인인 3, 4라인 교체공사가 시작되었다.



15층인 우리집은 교체공사 기간 동안 옥상을 개방해 놓고, 교체공사중인 우리 라인 주민은, 중간 아래 있는 집은 그냥 계단으로 내려가는 걸 대부분 선택하는 편이지만, 15층 쯤 되면 그냥 5,6층 높이의 옥상으로 걸어 올라가서 옥상을 통해 옆라인 옥상문으로 들어가서 옆라인 20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갈 수 있었는데, 내려가는 건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가급적 옥상으로 올라가 옆라인으로 내려가는 걸 선택했지만, 올라 올 땐 항상 1층에서 15층까지 걸어서 올라왔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강제로라도 운동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칠 것 같아서 일부러 21일간의 오블완 습관들이기 처럼 15층을 매일 계단으로 올라 다녔다.
그렇게 다닌지 어언 한 달이 지나니 15층으로 걸어 올라가는 일이 쉬워졌.. 아니, 어렵지 않아졌다.
그래서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예봉산에 올랐고, 그 일주일 만에 다시 검단산에 올라봤다.


 

검단산 밑에 주차 중에 나타난 길냥이 2마리. 빵봉지 비닐에 쏟아주니 한 마리만 먹고 한마리는 지켜보고 있다.



오후 3시가 넘은 시각부터 시작된 산행, 서둘러야 한다.



6부 능선쯤, 약수터 근처에 도착하니 검단산에 귀한 단풍나무가 반가워 한 컷.



중턱 헬기장 한켠에 설치된 쉼터전망대(?)가 전망도 좋고 튼튼해 보여 오래갈 것 같긴 한데, 산행 중에 비나 눈보라가 치면 피하라고 만든 거 아닌가? 바람이 조금만 불면 다 들이치게 생겼다. 조형미를 신경 쓰느라 실용성이 꽝이다.


예전에 이미 만들어져 있던 정자와 매우 언발랜스 하니 부조화스럽다. 세금을 집행할 땐 좀 실용적인 부분을 신경 좀 쓰자.


어디선가 따다다닥, 따다다닥,.. 소리가 들리길래 고개를 쳐들고 소리나는 곳을 한참 응시하다보니 오색딱따구리가 있었다.


갈 길이 바쁜데도 한참을 보고 있으니 몇분만에 쌩나무를 부리로 쪼아 대더니 금새 구멍이 뚫린다. 햐아 대단하네. 머리도 안아프나?


분명 벌레를 잡아 먹기 위해 쪼아대는 건데, 몇 분만에 저런 구멍을 뚫어 버리다니 저 정도 기세라면 큰 구멍을 뚫어 집이라도 짓고도 남을 기세다.

헬기장 옆에 부스같이 생긴 초소가 있는데, 안에는 온갖 건설 자재가 쌓여있어 유사 시에 사용도 못하겠다. 이거 민원 넣으면 문제되는 거 아닌가? 세상이 원리원칙 대로 돌아 가진 않는다. 봐준다.


이제 정상이 100미터 남았다.


정상이 가까워 온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정상이다.

신비주의를 표방하는 관계로 스티커로 얼굴을 가리니 9등신의 늘씬한 큰 키만 보시길 바란다.

아쉬울 것 같아 한 장 더 투척한다.

 

너구리 탈로 바꿔 봤다. 라인프렌즈의 강아지 얼굴 보다 너구리가 이 산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옷도 털옷을 입고 올 걸 그랬나?

 

 

저 멀리에 두물머리가 보인다. 

 

두물머리 란, 두개의 물길 즉,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이라 하여 예로부터 두물머리로 이름이 붙여졌음을 이제사 두 눈으로 실감나게 체감으로 이해된다.


서쪽에는 역시 서울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롯데타워가 보인다. 요즘 윤씨정부 들어 도대체가 하는 게 없어서인지 나라 경제가 개판오분전이라 얼마나 어려웠으면 롯데가 롯데타워를 담보로 기업대출을 신청했다는 뉴스가 나올 정도라니 참 걱정이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나라나 우리나라 모두 잘 되기를 기원해 본다.

하산길에 해는 지고 있다. 서둘러야 한다.

노을 빛 때문에 무슨 산이 녹이 슬어 있는 것 같은 색이다. 정말 내 눈에 이렇게 보여서 이렇게 찍었다. 효과처리가 아니다.

 

 

역시 숲에서는 광각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며 한번 찍어줘야 제맛이다.

나무들이 하늘로 한껏 올라가는 모습은 인간들의 상승심리와 다를게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나뭇가지들은 조화롭게 서로 부대끼지 않게 잘 조화롭게 나뭇가지들이 뻗어 나간다. 뻗어나가는 가지들이 다른 가지와 부딪칠려고 하면 서로 자제하여 조화롭게 가지가 자라는 걸 보면 참 신기하단 말이지...

 

정말 해가 질려고 한다. 이런.. 낭패다. 오늘은 등산스틱과 장갑은 가져 왔는데, 후레쉬 랜턴을 안가지고 왔다. 얼른 헤드랜턴을 하나 장만해야겠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폐건전지가 나오지 않게 충전식으로 알아 봐야겠다.

 

RUN!!

 

 

저어 멀리 북한산, 도봉산이 보인다. 이십대중반에 회사에 입사했을 때 노동절 5.1에 도봉산에 몇번 올라갔었고 내려올 땐 런닝차림으로 막 뛰어서 내려와서 거의 <도봉산날다람쥐>라고 불러도 믿을 판이었는데 나의 도가니가 이젠 등산스틱을 잡고 내려와야 하다니 슬프다. 그런데, 확실히 등산스틱을 이용하니 무릎에 무리가 덜 가는 건 확실해서 좋다.

사람이 누워 있는 얼굴 옆 모습같은 도봉산, 북한산이다


롯데타워가 서울의 랜드마크 중에 하나인데 언제나 건재해야 할텐데..

동지가 가까워지고 있어서 그런지 5시만 넘으면 해가 지고 어두워진다. 하늘은 여명이 남아 있지만, 숲 속은 이미 밤이다. 깜깜해서 휴대폰후레쉬라도 켜야 덜 위험하다.


내 허벅지가 얼마나 그사이 좀 쓸만 해 졌는가 테스트도 할 겸, 해발이 예봉산과 비슷한 만만한(?) 동네 산 2개를 올라봤다.
역시 등린이라 꼴랑 700m도 안되는 산 2개를 올라 놓고 자만심이 충만하다.

매일 15층을 계단으로 오르는 운동이 하루에 한번 밖에 안되는데 그럭저럭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검단산도 이렇게 다녀왔다. 내려왔을 때 6시도 안됐는데 밤이라니... 정말 겨울 산행은 늦게 시작하지 말자.
가더라도, 장갑, 등산스틱, 헤드랜턴, 플리스같은 여분의 옷도 필수다. 땀이 나니 정상에 올라가니 찬바람에 얼어 죽을 것 같아서 여분으로 가져 간 플리스자켓을 입으니 살 것 같다.

 





다음엔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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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ntree_parkg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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