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graphy/Essay
2024. 11. 28.
우리나라 전통 귀신들 중에 도깨비가 있다.
도깨비는 전래동화에서 무섭게 표현되기도 하지만, 친숙하고 기억력 나쁜 대상으로 해학적으로 종종 표현되기도 한다.
전래동화 <혹부리영감>에서는 노래를 잘 부르고 싶어서 혹부리영감의 거짓말에 속아 혹을 떼어 가거나, 또다른 이웃집 혹부리영감의 탐욕적인 언행에는 도로 혹을 주어 혹이 두개를 달고 다니게 벌을 주기도 한다.
<도깨비와 개암> 에서는 대들보에 올라 가 숨어있던 주인공이 도깨비들이 도깨비방망이로 금은보화를 나오게 하며 놀고 있을 때 배고픔에 못이겨 낮에 따 놓았던 개암을 깨물자 집이 무너지는 줄 알고 보물과 방망이를 두고 달아나는 겁쟁이로 표현되기도 한다.
도깨비에게 돈을 빌려 주면 돈을 갚은 도깨비가 자신이 돈을 갚은 것을 까먹고 계속 반복햐서 돈을 갚아서 부자가 된다는 얘기도 있다.
이처럼 예로부터 도깨비는 호랑이 만큼이나 우리 전래동화 속에 단골로 등장하여 이야깃거리의 중심에서 주인공과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해내어 삶의 애환과 슬픔과 기쁨, 즐거움과 분노,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는 판타지 속의 캐릭터이다.
배우 "공유"와 "김고은"이 주연으로 나오는 K-드라마의 정점에서 한류의 중심을 이끄는 <도깨비>라는 드라마에선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현대시대의 트렌드에 맞춘 모습으로도 등장하기도 한다.

나는 학창시절 미술을 참 좋아했던 나는 2시간씩 연속 이어지는 미술시간이 항상 행복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내 특활반은 미술반이었는데, 그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미술 성적은 "수"를 받았었던 난, 미술시간이 다가오면 항상 설레어 가슴이 두근 거렸었다.
심지어 2시간이 모자라서 다른 수업시간엔 잠시 옆 바닥에 내려놓았다가 쉬는 시간 마다 다시 책상에 올려놓고 끝내지 못한 결과물을 위해 혼자 계속 미술시간을 이어갔다.
그랬다. 나는 그때도 느렸다.
지금도 느리다는 말을 종종 듣는 편이지만 키가 190이 되는 사람이 동작까지 빠르진 않을 확률이 높다고 본다.
어쨌든 미술시간은 항상 행복하고 셀레는 시간이었다.
중학교 2학년 어느 날, 미술시간에 석고판에 조각칼로 조각하는 시간이었는데, 내가 선택한 건 미술책에 나오는 "도깨비 기와"가 마음에 들어 조각하려고 마음 먹었다.
하지만, 2시간 만에 끝날리가 없었다.
그 날도 역시 미술시간 다음에 이어지는 다른 수업들이 다 끝날 때까지 중간중간 쉬는 시간을 이용해 계속 깎았고, 그 날의 수업들이 다 끝난 후에도 끝나지 않아 집으로 가져 가서 조각해서 다음날까지 걸려서 끝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내가 만든 도깨비 기와 석고조각 작품이 내가 생각해도 마음에 들었었지만, 그 작품이 그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 어디로 갔는지 기억에 남아 있지는 않다.
언젠간 한번 도깨비기와를 석고판으로 다시 조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40여년이 흐른 지금도 도깨비얼굴 조각작품만 보면 그 당시 추억이 다시 소환된다.
ⓒ2024. Yeremiah K. Helios / 설마 / 박가이버
@beantree_parkg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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