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서울국제불꽃축제

Photography/Scenery
 2026. 9. 10.  설마 

 

 

 

2026 서울국제불꽃축제

 

 

엄청난 인파로 미어 터지며 자리 경쟁이 치열하기로 악명 높은 서울불꽃축제에 여태 한번도 가지 않았었다.

아침부터 자리를 잡고 하루 종일 기다려 밤에 잠시 한시간 남짓 쏘아 올리는 불꽃을 보려고 버티는 것도 힘들 뿐더러,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오기도 쉽지 않다 보니 여러가지 핑게로 꺼려 하던 불꽃축제를 결국, 선배 사진가의 도움을 리드로 불꽃을 쏘아 올리는 곳과는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긴 하지만, 인파에 시달리지도 않고 끝난 후 철수할 때도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곳에 새로운 장소를 찾았다고 해서 참여 했다. 역시 한산한 그 곳은 불꽃을 쏘는 곳으로 부터 꽤 많이 떨어진 곳이었고, 처음 가보는 불꽃축제라는 기대감과 인파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는 장점은 불꽃과의 거리를 늘리는 것과 맞바꿔도 괜찮은 것 같았다.

 

오후 1시도 되기 전에 도착해서 월드컵대교의 주탑을 왼쪽에 두고 오른쪽에 불꽃이 올라 오는 것을 예상하며 한참을 기다려 밤이 되어 8시가 지나자 첫불꽃이 올라왔다. 하지만, 야트막하게 올라 와 터지는 불꽃은 기대 보다 너무 작았고, 대교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총 세 번의 불꽃쇼가 중간에 10분씩의 인터미션을 두고 진행됐는데, 해외팀이 쏘아 올린 첫불꽃은 실망이었지만, 두번째 팀 부터는 점점 좋은 불꽃들이 올라왔다.

 

하지만, 역시 최고는 마지막 세번째 팀은 한국팀의 불꽃들이었다. 차원이 다른 불꽃들의 형태와 남다른 스케일의 불꽃 스타일들이 역시 개최국의 면모와 저력을 보여주는 불꽃들이었다. 여러겹의 색깔로 만들어진 불꽃들은 터질 때 마다 주변에서 감탄사들이 절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우리는 사진을 찍을 때 순간순간 정신없이 스킬을 사용해 가며 담아야 해서 잠시만 한 눈을 팔거나 혹은, 조금만 욕심을 부려 노출시간이 길어지면 여지없이 하얗게 날아갔다.

 

다들 모여서 몇번 참가했었던 선배 사진가들의 조언은 이러했다. 길어야 하나에 3초 내외일테니 직전에 주변 빌딩의 불빛까지 담기 위해 노출시간을 측정한 후, 불꽃을 찍을 때 같은 시간대로 맞춰 찍어야 조화롭게 담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일리가 있다.

하지만, 불꽃이 시작된 후 3초나 4초 정도로 계속 느린셔터로 한컷씩 찍어 보아도 노출이 다 오버다.

이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고민 끝에 혹시나 하고 챙겨 간 검은 수건을 꺼내서 카메라는 벌브모드로 맞추고, 유선릴리즈를 이용해 검은 수건으로 렌즈 앞을 가린 채로 셔터를 누르고 있는 채로 불꽃이 올라갈 때 수건을 잽싸게 치워서 궤적을 담고, 다시 잽싸게 가렸다가 불꽃이 막 터질 때 다시 열어서 불꽃이 완성되면 다시 가리는 방법으로, 한 셔터에 다중노출을 검은 수건을 이용해 두번 또는 세번 네번씩 가리고 열기를 반복한 후 적정 노출시간이 되었다 싶을 때 누르고 있던 셔터를 놓으면 한컷이 완성된다. 순간적인 판단과 빠른 손놀림이 관건이었다. 이런 방법을 이용해 보니 드디어 상상했던 불꽃의 모습이 담기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에 올린 사진 보다 실패해 삭제한 사진들이 더 많다.

 

 

 

 

 

 

그나저나 바람이 너무 심했다. 거센 바람 때문에 불꽃들이 높이 올라가기 힘들었을까, 불꽃이 터져도 바람이 쓸려 흩날린다.

 

 

 

 

 

 

 

 

 

 

 

 

 

 

 

 

 

 

 

 

이렇게 첫 불꽃쇼는 한시간 넘는 시간이지만, 언제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첫술에 배부를 생각으로 찾아 간 건 아니었다. 실패하더라도 첫불꽃이라는데 의의를 두고 한번 담아 봤다는데 의미를 두자며 참여 한 것인데, 나름대로 이론 상으로만 들었던 검은천으로 앞을 가리는 신공이 어떻게 하는 것인지 마음 속으로만 시뮬레이션 하던 것을 처음 실행으로 옮겨 결과물을 얻어 본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가을에도 한다는데 볼 수 있을까 모르겠다. 다음엔 좀 더 가까운 곳이면 좋겠지만, 편의성과 바꿔야 하지 않을까...

 

 


ⓒ2026. Yeremiah K. Helios / 설마 / 박가이버
 인스타그램 @beantree_parkgy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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